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11월, 2016의 게시물 표시

신혼 집밥의 진화 과정

결혼 후 5개월. 아직은 정신이 없다. 요리와 살림이 의외로 내 적성에 딱이라서, 더 마음을 쓰다보니, 그간 다소 자유로운 직장인으로만 살아왔던 삶이 새로운 균형을 잡아가느라 허덕이고 있다. 폰에 저장되어 있던 음식 사진을 쭈욱 나열해보니 그간의 도전과 변화가 눈에 보인다. 압력솥으로 처음 밥을 하던 날, 뚜껑을 열고는 얼마나 어이가 없었는지.. 물이 흥건한 쌀들이 돌아다니는 밥을 하던 내가 이제는 밥은 꽤 하는 것 같다. 물론 아직도 가끔씩 죽밥을 만들어내기도 하지만 말이다. 엄마표 곰탕과 엄마표 깻잎과 엄마표 멸치볶음, 엄마표 열무김치. 밥과 두부만 내가. 첫 국은 미역국이었다. 지금보니.. 저 고기는 왜 저렇게 맛이 없게 나와있을까. 삼시세끼를 보며 배운 차승원표 제육볶음. 차승원 레시피가 우리 부부 입맛에 잘 맞는지 요즘도 종종 이 제육볶음은 해먹는다. (머리에 떠오르는 메뉴가 동나기도 했고.) 그이의 요청으로 끓여본 고추장찌개. 고추장찌개를 먹어본 적이 없어서 그냥 인터넷 레시피를 따라서 끓였다. 어떤 결과물이 나와도 맛있게 먹어주는 그이. 아니... 언제나는 아니구나. 우리 둘의 간 차이가 있어서.. 미역국과 열무비빔밥. 평소 싱겁게 먹는 나는 계란 후라이를 할 때도 소금을 안 치는지라, 아직도 어느 정도의 간이 적당한 지 헷갈린다.  황태찜. 이건 내가 좋아하는 메뉴. 엄마가 양념해 준 황태에 나는 살짝 불만 끼얹은, 그렇게 탄생한 황태찜. 여름에 해 먹었던 가지밥. 생각보다 맛있어서 이 이후로도 몇 번 해먹었다. 가지밥에 곁들일 부추양념장을 만들고 나니, 부추가 너무 많이 남아서 끓여본 부추된장찌개. 둘 다 카레를 좋아하는데, 의외로 카레는 몇 번 안 해먹었다. 우리의 첫번째 카레, 양파카레. 양파볶느라 손에 물집 잡히는 줄. 황태해장국. 우리 부부는 전기밥솥없이 사는 사람들이라, 밥을 짓고 나면 항상 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