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후 석달이 넘었다. 인테리어 공사를 끝내고 이사를 하면 일상이 뭔가 안정 궤도에 오를 줄 알았다. 4월은 정리하느라 바쁘게 지내고, 5월엔 허리 통증이 찾아왔다. 처음엔 그냥 근육이 놀란 것이겠거니 생각해서 사무실 근처의 한의원만 갔었다, 거의 2주 동안. 그러다 그이 일정을 쫓아 외출해서 한시간 가량을 걸은 것이 화근이 되어(이건 우리부부의 짐작일 뿐), 그 다음날부터 침대에서 일어나지도 못할 지경이 되었다. 결국 일주일을 꼬박 출근을 못하고, 정형외과에서 스테로이드와 근이완제 등을 처방받으며 또다시 2주간 치료. 허리가 너무 아플 땐 가만히 서 있을수도 없어서 그이가 끼니마다 밥을 먹여줬다. 김 싸주고, 딸기 바나나 스무디를 만들어주고. 허리가 그렇게 아픈 것도 처음이고, 누가 밥을 먹여주는 것도 처음이었다. 허리가 차츰 나아지니, 빨리 숙제를 해야겠다라는 의지가 샘솟았다. 초대손님은 10명, 우리 부부포함 12명. 어린이가 1명 밖에 없는 인원이라 준비가 장난이 아닐 것이기에, 그이와 나는 계획을 세웠다. 주변의 맛집에서 최대한 배달음식을 나르자!!! 접시만 옮겨담아서 솜씨를 자랑하는?? 게다가 우리집 근처에 소문난 맛집이 꽤나 있다. 잘하면 맛집 음식들로만 차려도 집들이를 끝낼 수 있겠다는 계산. 양심상 한두가지만 내 솜씨로?? :D 하지만 이 계획은 무산. 늦은 세례를 받으신 어머님께서 일사천리로 견진성사까지 결심하시며 토요일 저녁시간은 교리공부로 성당에서 보내신다고 한다. 어쩔 수 없이 (대부분의 맛집들이 문을 닫는) 일요일로 결정. 그리고 우리 부부는 집들이 3일 전부터 장보기 등의 집들이 준비를 했다. 집들이 메뉴는 소갈비찜 3kg, 돼지수육 2kg + 영양부추무침, 연어회, 잡채, 샐러드. 그리고 집근처의 횟집에서 참돔회 조달. 금요일까지 모든 재료를 다 준비해두고, 토요일에는 대청소와 음식재료를 미리 손질해뒀다. 그리고 저녁에는 소갈비를 손질해 양념에 재워뒀다. 집들이 준비하며 남긴 유일한...
매일이 특별하고, 특별한 날도 매일같은, 우리의 평범한 일상 기록.